재작년 코로나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했고 8개월을 실업급여받으면서 놀다가 연말쯤 이직에 성공했었다.
맡은 업무에 비해 급여도 많고 일도 편했다.
하나의 단점은,입사 초기에 자꾸만 와서 말 걸던 다른 팀 단기간 근로 알바.
초반에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와서 말 걸어 주는 게 싫지 않았다.
소소한 얘기를 주고 받기도 하고 점점 친해지는 듯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점점 과하게 다가오더니 이상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예쁘다, 그 외 다른 쓰레기 같은 말들을 종종 건넸고 나는 듣기 싫다, 그런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지만 소귀에 경읽기처럼 의미 없는 창과 방패가 오고 갔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알바는 2주 뒤에 계약 종료였지만 나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지친 상태였고, 상부에 보고해버렸다.
진작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는 그 사람을 매일 일적으로 마주쳐야 했고, 고작 단시간 알바이기 때문에 만약 경고만으로 그치면 그 뒷감당은 다 내 몫이 될걸 알기 때문에 마냥 참았던 것이다.
(예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흐지부지 넘어가 결국 내가 사표를 내고 떠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속한 부서가 난리가 났고, 그 알바가 소속된 해당 부서에 알려져 인사팀에서 심사 후 그 알바를 퇴사 처리하겠다고 했다.
당장 내가 근무하는 해당층 출입을 막아버렸으며 내 상사는 나에게 찾아와 계속 사과를 건네셨다.
( 왜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지만.. 그동안 나에게 너무 무심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상사로써, 사람대 사람으로서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
결과는 그 알바는 상황 자체가 너무 쪽팔렸는지 어제부로 자진 퇴사했다.
이렇게 빨리 끝날 줄 알았으면 진작 말할걸 생각도 했고, "2주만 더 버티면 실업급여받을 수 있는데 쌤통이다. " 라고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평소 순하고 어려 보이는 이미지 때문인지 작고 마른 체격 때문인지 덜떨어진 사람들이 자주 꼬인다.
조금만 웃어주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친 듯이 파고들어 오는 주제를 모르는 찌질한 남자들이 너무 많다.
혹시, 기회가 닿아 그 알바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주제를 좀 아세요, 그리고 님 되게 냄새나게 생겼어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지레 겁먹는건 좋지 않은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겁을 먹는 이유는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항상 염두해야 할 것은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날거란 법은 없는것이다.
이 세상에서 비슷한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각자 자기들만의 사정이 있고,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는게 있다.
하지만 꼬인실은 언젠간 풀리고 풀리지 않을 것 같으면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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