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사를 하기 위해 중기청이 가능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매물도 없는 데다가 살고 싶은 지역이 정해져 있어 한정된 지역에서 집을 알아보려니 정말 쉽지가 않다.
전셋집도 적은데 그 안에서 중기청이 되는 집까지 알아보려니 일주일에 한 집 정도면 많이 본 것 같기도 하다.
회사와도 본가와도 너무 멀지 않았으면 해서 알아보던 중 청량리에 괜찮은 오피스텔이 있어서 연락을 드렸고 퇴근 후로 약속을 잡았다.
나는 평소 느낌이나 촉이 잘 맞는 편인데 그날따라 너무 집 보러 가기가 싫었다.
귀찮은 느낌은 아닌데 그냥 싫은 느낌.. 그래도 매물이 너무 없으니 보러 가기라도 해 보자 다짐하고 퇴근 후 청량리행 지하철을 탔다.
가는 도중 중개사한테서 조금 늦는다고 죄송하다고 연락이 왔고 굉장히 정중한 말투라서 내심 좋은 사람인가 싶었다.
여러 부동산을 갔었는데 매물이 있어도 귀찮아서 안 보여주는 중개사, 처음 보자마자 반말하는 중개사,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불량한 중개사, 친절하게 맞아주며 열심히 알아봐 주는 중개사 등등 여러 가지 종류의 중개사들을 만났었다.
체구가 작고 어려 보이는 데다가 차분한 성격 탓에 겉모습만 보고 편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태도에 정말 민감한 편이라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대하기 껄끄러운 중개사랑은 계약하고 싶지 않았다.
어제 만났던 중개사는 결국 7분가량을 늦었고 정신없이 집을 보여주러 들어갔다.
첫인상이 너무 별로였다.
어릴 때부터 사람 대하는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제는 초면에 딱 보면 느낌이 오고 그 느낌은 거의 맞아떨어진다.
지금 집주인이 집에 계시냐고 물었더니 "집주인이 아니고 세입자죠."
집에 들어갔는데 창문 뷰가 기찻길이었고 기차 지나갈 때 시끄럽냐 물으니 "이제 지나가잖아요 보면 알잖아요"
말꼬리 잡기 대회 1등인 줄 알았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거 누가 모르나.. 지금 집에 사는 사람이 집에 계시냐는 질문이었고, 집을 보러 갔으니 그런 질문은 너무 기본적인 거 아닌가.
집을 대충 보고 나와서 그냥 가려고 하니 서류는 준비됐냐 알아보긴 했냐 이런저런 질문을 꼬치꼬치 해댔고 지금 당장 100만 원이라도 걸어놓고 가라는 둥 어떻게든 돈 벌고 싶어서 혈안이 된 것 같았다.
중기청 대출은 거의 99.9% 나온다고 하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계약금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으니
"그쪽 때문에 집주인이 손해를 왜 봐야 하죠?"
"그쪽이 대출받는 중간에 뭐 갑자기 사고가 난다 던 지 해서 회사에서 잘려도 그쪽 탓"
"그쪽이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짓을 저질러서 해고당해도 그쪽 탓"
이런 식으로 정말 불쾌하고 무식한 발언들을 골라하면서 혼자 흥분하고 날뛰었다.
하.. 평소 사회생활이 가능하긴 한 건가.
너무 무례하시다고 목 끝까지 말이 올라왔지만 그냥 참고 돌아섰다.
버스 타고 집에 가버리면 집 안에서 다시 되새기면서 화가 날 것 같아 30분 거리를 걸어가며 속으로 삭히고 또 삭혔다.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등신 같은 나도 문제지만 저런 기본적인 대화예절이 없는 사람이랑은 말도 섞기 싫다.
서있는 폼이나 쏟아내는 말투만 봐도 교양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는데 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못생긴 중개사 아저씨.. 저 6월 14일 청량리역 근처 오피스텔 본 사람인데요.
아저씨 말 좀 예쁘게 하세요. 지금까지 얼마나 그렇게 살아왔는지 얼굴에 심술이 잔뜩 묻었어요... 오늘 하루는 짜증나는 일만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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