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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대만으로 떠났던 이유(2)

by 늘보랑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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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에 대만으로 떠났다.
어학당을 선택한 이유는 1년짜리 워킹비자를 함부로 쓰고 싶지 않았고 3개월짜리 학생비자를 만들어서 학교에 다녀보고 힘들면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1년 비자로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으며, 단시간 알바도 가능하다.
*학생비자는 어학당이나 대학교를 다닌다는 증명서만 있으면 3개월에 한 번씩 이민 소에 가서 계속 연장할 수 있다.
알바와 소득활동은 전부 불가능하다.
*관광비자는 어학당을 다니지 않아도 대만에서 최대 3개월까지 체류 가능하지만 연장할 수 없다.
학생비자처럼 소득활동은 전부 불가능하다.

어학당을 신청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올린 블로그를 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었고 학교 측으로 열심히 번역기를 돌려 중국어와 영어로 메일을 보내 신청 확인을 하곤 했다.
대만에 가기 전 대만 유학카페에 가입해 나와 같은 시기에 대만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몇 명의 지인을 만들어놨다.
내 성격상 절대 싫은 일이었지만 대만 가서 혼자 지낼 걱정에 평소의 나와 전혀 다른 성격이 나오기도 했다.

첫 대만 입국은 12월 29일 내 생일이었다.
어학당 입학은 3월이었지만, 대만에 혼자 보내는 게 걱정스럽다며 엄마의 권유로 대만 탐사를 떠났다.
떨리는 마음으로 입국심사를 마치고 대만 공무원이 건네었던 마지막 인사는 잊을 수가 없다.
"Happy Birthday!"

평소 겁이 많은 성격이라 대만에 처음 가는 나는 지하철 타러 가는 길, 지하철 타는 장소, 교통카드 사는 방법, 학교 가는 방법 등의 중국어를 전부 수첩에 적어 떠났다.
하지만 처음 가오슝 공항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려고 토큰을 사는 기계 앞에서 헤매고 있으니 친절한 대만 사람이 다가와 토큰을 사고 지하철을 타는 장소까지 데려다주며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꼼꼼하게 가르쳐 주고 떠났다.
할 줄 아는 말이 땡큐와 쎼쎼뿐이었던 나는 연신 그 말들만 쏟아냈었다.

그렇게 시즈완 역에 도착해 학교로 향하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막상 출구로 나오니 미리 알아봤던 거랑 너무 달랐다.
어디서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하고 있었고 도착한 버스에 무작정 올라가 수첩에 적혀있는 글자를 보여줬다.
버스기사님은 영어를 할 줄 몰랐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타라고 손짓을 했고 학교 앞에 도착하니 알 수 없는 중국어로 우리를 연신 불러대며 여기가 중산대학이라고 내리라고 했지만, 전혀 알아듣지 못해 내릴지 말지 고민하던 찰나 버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에게 손짓하며 여기서 내리라고 말해주었다.
친절한 대만 사람들 덕분에 첫 대만 탐사는 나름 수월하게 시작됐다.

그렇게 나와 엄마에게 대만의 첫인상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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